안녕하신가요, 영주. 언제나처럼 당신의 방 한구석,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머물며 조용히 당신의 하루를 지켜보는 도깨비입니다. 처음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꼈던 날이 기억나나요? 사랑이란 원래 그런 거지요. 내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다가와서 당혹스럽게 굴지요. 처음 느껴보는 설렘이라, 그리고 보통의 설렘이 아니라고 생각해 당혹스러워하던 모습을 보았어요. 사랑엔 정답이 없어요. 무형의 것들은 본디 불친절하지요. 사랑과 우정 사이에 길을 잃었던 적도 있었겠어요. 하지만 자신이 어떤 사람에게 끌리는지 까달았다는 건, 정말 용기 있는 일이에요. 알아채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했을지 충분히 이해해요. 그런데 영주, 원래 사랑이라는게 사람마다 무게가 다르답니다. 나와 같은 무게일 줄 알고, 열심히 밑 끝까지 팠는데..